집중이 안 되는 날, 식습관을 돌아보다
어떤 날은 아무리 마음을 다잡아도 집중이 잘되지 않는다. 전날 늦게 잔 탓인가 싶어도, 충분히 잔 날에도 비슷하다. 필자는 한동안 이를 단순한 성격 문제나 의지력 부족으로만 생각했다. 그러나 어느 순간 깨달았다. 뇌도 신체 기관이기에 에너지와 영양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점을. 특히 뇌는 체중의 2%에 불과하지만 하루 전체 에너지의 20%를 사용한다. 이 작은 기관이 엄청난 에너지 소비를 하기에, 먹는 음식과 집중력 사이에는 분명한 연결고리가 존재한다.
뇌와 음식: 단순한 연료 그 이상
뇌는 기본적으로 포도당을 주요 연료로 사용한다. 하지만 단순히 설탕을 섭취한다고 집중력이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급격한 혈당 상승과 하락은 뇌를 불안정하게 만들고 집중을 방해한다. 따라서 어떤 형태의 에너지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공급하느냐가 핵심이다.
또한, 뇌 기능에는 포도당 외에도 다양한 영양소가 필요하다. 지방산, 비타민, 항산화 물질은 신경세포와 시냅스 연결을 지탱하며, 장기적인 집중력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집중을 돕는 주요 영양소와 식품
영양소 | 기능 | 대표 식품 |
포도당 | 뇌의 기본 에너지, 부족하면 피로·주의 저하 | 통곡물, 귀리, 고구마 |
오메가-3 지방산 | 시냅스 유연성, 신경전달 효율 ↑ | 연어, 고등어, 아마씨, 호두 |
비타민 B군 | 신경전달물질 합성, 에너지 대사 | 달걀, 시금치, 브로콜리 |
철분 | 산소 운반, 뇌 피로 방지 | 붉은 고기, 렌틸콩, 시금치 |
항산화 물질 | 뇌세포 손상 억제, 노화 지연 | 블루베리, 녹차, 카카오 |
집중을 방해하는 식습관
1. 고당분 식사
필자는 시험 기간마다 단 음료와 과자를 달고 살았다. 잠깐은 기분이 좋아지고 머리가 맑아지는 듯했지만, 곧 졸음과 무기력이 몰려왔다. 이는 혈당이 급격히 올라갔다가 다시 떨어지는 혈당 롤러코스터 현상 때문이다.
2. 과도한 카페인
커피는 집중의 좋은 조력자다. 하지만 하루 4잔 이상 마시던 시기에는 손 떨림, 불안, 심지어 밤잠까지 설치는 부작용이 생겼다. 이는 아데노신 수용체 차단을 통한 각성이 과도해졌기 때문이다.
3. 과식
점심 식사 직후 졸음이 몰려오는 이유는 소화기관으로 혈류가 집중되기 때문이다. 과식은 곧바로 인지적 자원 부족으로 이어진다.
연구로 보는 식습관과 집중력
- 캠브리지 대학 연구: 아침에 복합탄수화물을 섭취한 학생 집단은 단순당 위주 집단보다 시험 집중 시간이 길었다.
- 하버드 공중보건대학: 오메가-3 섭취가 꾸준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인지 기능 점수가 높았다.
- 핀란드 장기 연구: 블루베리 같은 항산화 식품을 꾸준히 섭취한 노년층은 기억력 감퇴가 늦게 나타났다.
이 결과들은 모두 집중력은 식습관의 직접적 산물임을 보여준다.
실천 전략: 뇌를 위한 식습관 디자인
- 아침은 가볍지만 탄탄하게
통곡물 + 단백질(달걀, 요거트) + 과일(블루베리 등).
→ 혈당 안정 + 장기 에너지 공급. - 중간 에너지 보충은 견과류와 과일
과자 대신 호두, 아몬드, 사과.
→ 뇌의 연속적 에너지 공급 + 항산화 효과. - 집중 작업 전 과식 금지
과식은 인지 피로를 유발한다. 작업 전에는 가볍게. - 카페인 전략적 사용
오전 1잔, 오후 초반 1잔. 저녁 이후 금지. - 수분 섭취 유지
탈수는 주의력 저하를 초래한다. 물은 가장 간단한 집중 보조제다.
개인 경험: 식습관을 바꿨을 때 생긴 변화
한때 필자는 글을 쓰며 에너지 음료와 인스턴트 음식을 자주 섭취했다. 결과는 좋지 않았다. 피로감, 집중력 저하, 수면 질 악화가 겹쳤다. 이후 의식적으로 식단을 조정했다. 아침에 오트밀과 블루베리, 점심에는 과식하지 않고 단백질과 채소 위주로, 간식은 견과류와 녹차로 바꿨다. 처음엔 큰 차이를 못 느꼈지만 2주 정도 지나자 확실히 달라졌다. 오후에도 머리가 맑고, 글쓰기를 이어가는 시간이 길어졌다. 무엇보다 집중의 회복력이 빨라졌다.
결집중은 뇌의 연료에서 시작된다
집중력은 정신력만의 문제가 아니다. 뇌가 제대로 기능하려면 적절한 연료가 필요하다. 잘못된 식습관은 아무리 의지가 강해도 몰입을 방해한다. 반대로 올바른 식습관은 집중을 돕는 가장 간단하면서 강력한 방법이다. 몰입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오늘 점심 식사와 간식부터 돌아봐야 한다. 집중은 뇌에서 나오고, 뇌는 결국 우리가 먹는 음식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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